Pink Bow Tie
  • Moonlit Winter
  • 2020. 6. 17. 00:21


  • 잘 지내니?

    나 역시 가끔 네 생각이 났고,

    네 소식이 궁금했어.



    너와 만났던 시절에 나는 진정한 행복을 느꼈어.

    그렇게 충만했던 시절은 또 오지 못할 거야.



    모든 게 믿을 수 없을 만큼 오래전 일이 돼 버렸네?

    불행했던 과거를 빌미로 핑계를 대고 싶진 않아.

    그땐 모두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해.

    나도 너처럼 도망쳤던 거야.



    나는 나한테 주어진 여분의 삶이 벌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동안 스스로에게 벌을 주면서

    살았던 것 같아.



    너는 네가 부끄럽지 않다고 했지.

    나도 더 이상 내가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 우리는 잘못한 게 없으니까.

    편지에 너희 집 주소가 쓰여있긴 하지만,

    너한테 이 편지를 부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한테 그런 용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언젠가 내 딸한테 네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용기를 내고 싶어.

    나도 용기를 낼 수 있을 거야.



    ​추신, 나도 네 꿈을 꿔.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