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Bow Tie
  • 열대야
  • 2020. 6. 26.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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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대야

     

      J는 물이 가득 찬 자신의 방에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새벽을 보내는 듯, 계속해서 뒤척이는 모습이었지만, 한여름 밤의 열대야는 당연한 일상이라는 듯, 주변인들은 J의 모습이 그저 재미있는지, 호기심 찬 모습으로 발버둥을 치는 모습을 관찰하며, 심지어는 웃음을 짓기도 하는데, 순간 J는 이곳의 질척한 습도를 피로 물들이고 싶다는 생각마저 하게 되고, 마침 밖에서는 장마라도 시작되는 듯 비가 내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데, J는 그 모습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억울한 듯, 바닥에 머리를 처박는 행위를 반복하는데, J를 말리는 이가 없어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질척한 J의 피가 방안의 습도를 채우며 붉게 물들자, 그의 방이었던 어항 속 바다에는 죽은 열대어인 J만 남아 있을 뿐…… 비로소 열대야의 끝이었다.




    +) 박태원 작가의 작품인 방란장 주인에서 쓰인 실험적인 기법을 차용해서 쓴 한문장 단편 소설입니다. 제 마음 한 켠에 늘 실험 문학에 대한 동경이 자리 잡고 있나 봅니다. 아직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으셨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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