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Bow Tie
  • 다정한 호칭
  • 2021. 11. 30. 04:25
  • 다정한 호칭

    우리 부모님은 모두 경상도 출신이다. 아빠는 경산, 엄마는 대구.(알고 보니 진짜 고향은 의성이었지만 엄마가 대구 출신이라고 우기니까 그렇다고 하겠다) 이 경상도에서는 가족을 부르는 호칭 중에 재미있는 게 있는데, 바로 이름의 중간 글자나 끝 글자만 따서 ‘ㅇ아’ 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래서 자칭 타칭 경상도 대구 출신 우리 엄마는 내 이름의 마지막 끝자만 따서 “윤아~” 라고 부른다.

    왜 경상도만 이런 호칭 문화가 있는가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자들은 편리성이나 친족 중심의 유교 문화 풍조를 원인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렇게 부르는 이유가 뭐가 되었든 간에, 나는 이 호칭이 참 다정하는 생각한다. 엄마가 나를 윤이라고 부를 때 목소리는 한층 사랑스러워지고, 내가 추측하는 바로는 기분 좋을 때 나를 윤이라고 부르는 것 같기 때문일까.

    가족과의 친족적 거리 두기 nn일차.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잔)소리로부터는 해방되었지만, 이 다정한 호칭을 들을 수 없어서 쪼금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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